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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diology

SICMP - 스트레스 유발성 심근증

by yunjikim 2023. 12. 29.

 

SICMP (Stress-indused cardiomyopathy, 스트레스 유발성 심근증)

 

1990년, 증상과 징후는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과 매우 흡사 하면서 관상동맥에 유의미한 협착이나 연축이 관찰되지 않는 환자에 대한 첫 보고가 있었다. 이후 예기치 못한 감정적, 신체적 스트레스 상황을 겪은 후, 좌심실 심첨부에 운동장애가 발생하면서 심첨부가 풍선 모양으로 확장되는 특징적인 운동 장애 소견(apical ballooning)과 좌심실 기능저하가 발생하였다가 수주 내에 회복되는 질환군에 대한 보고가 이어져 왔고, 좌심실 심첨부의 운동장애로 나타나는 모양이 일본에서 문어를 잡을 때 쓰는 항아리와 비슷하다 하여 Takotsubo 심근병증으로 명명되었다. 이후 apical ballooning syndrome, stressinduced cardiomyopathy, broken heart syndrome 등 여러 가지 용어가 사용되어 왔으며, 2006년에 미국심장학회(American Heart Association, AHA)에서 이를 stress cardiomyopathy라 명명하고 후천성 심근병증의 하위 집단으로 분류하였다.

최근에는 ‘스트레스성 심근병증(stress-induced cardiomyopathy)’ 이라는 용어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진단을 위해서는 주로 2004년에 Mayo clinic에서 제시한 항목이 수정 보완되어 사용되고 있다. 이 진단기준을 살펴보면 좌심실의 중간부위에서 심첨부(mid to apical segments)에 일시적인 국소벽 운동장애, 또는 관상동맥의 협착/폐색으로 잘 설명되지 않는 양상의 국소벽 운동 장애가 관찰되고, 심전도 및 심근효소의 변화가 동반되지만 관상동맥에는 유의한 협착이나 동맥경화반의 급성 파열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로 정의하고 있다. 또한 임상 연구 마다 일부 기준의 차이는 있으나 일반적으로 급성 심근염이 진단되거나, 크롬친화세포종(pheochromocytoma)이 확인된 경우는 스트레스성 심근병증의 진단에서 제외하고 있다.

 

A. Diagram representing the phases involved in the most accepted pathophysiological mechanism of Takotsubo syndrome. Beta 1 -adrenergic receptor (norepinephrine binds preferentially to these receptors and has a positive inotropic effect); beta 2 -adrenergic receptor (when epinephrine binds to these receptors at supraphysiological levels has a negative inotropic effect). B. Diagram representing the five types of Takotsubo syndrome based on left ventricular angiograms: I, apical type, the typical and most common variant; II, midventricular atypical variant; III, basal atypical variant; IV, focal atypical variant; and V, isolated right ventricular or biventricular variant

 

 

스트레스성 심근병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관상동맥질환이 배제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관상동맥조영술을 시행하여 유 의한 협착 및 파열된 동맥경화반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을 배제한다.

관상동맥에 유의한 협착 병변 이 관찰되지 않더라도 혈관 연축으로 인한 이형협심증의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환자가 안정적이라면 혈관 연축 유발검사를 해볼 수도 있다.

 

침습적 관상 동맥조영술을 시행하기 어려운 경우 심장 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 CT)으로 비침습적으로 관상동맥질환을 배제하거나, 일정 시간이 경과한 뒤 심초음파를 반복 시행하여 국소벽 운동장애가 회복되는지를 확인하여 진단에 도움을 얻을 수도 있다. 또한 경우에 따라 핵의학적 검사를 시행해볼 수도 있다. 관상동맥이 정상으로 확인된 경우에도 환자의 임상 양상과 국소벽 운동장애의 가역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스트레스성 심근병증 이외의 원인 감별을 위해 심장 자기공명영상 (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을 시행할 수도 있다.

 

스트레스성 심근병증의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가설이 있지만 카테콜아민의 갑작스러운 증가로 인한 심근의 기절(stunning)이 주요 기전으로 생각되고 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혈중 카테콜아민이 상승하면서 베타-2 아드레날린수용체를 통해 Gs 단백질이 Gi 단백질로 변환되고, 이는 심근 세포자멸사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베타-1 아드레날린 수용체의 활성화를 막아 심근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지만 동시에 심근 수축력을 감소시킨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베타 아드레날린 수용체의 밀도가 높은 심첨부에 이 같은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나서 스트레스성 심근병증에서 전형적인 심첨부의 국소벽 운동장애가 나타난다고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크롬친화세포종(pheochromocytoma) 환자에서 카테콜아민에 의해 유발되는 심근병증에서 스트레스 심근병증에서 관찰되는 전형적인 심첨부의 운동장애가 관찰됨이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최근 스트레스성 심근병증 환자에서 123I-Metaiodobenzylguanidine (MIBG)를 이용해 심근의 교감신경 기능을 평가해본 연구에서 심근에서 국소벽 운동 장애를 보이는 부위와 교감 신경 기능 장애를 보이는 부위가 일치하였다.

하지만 일부 연구자들은 혈중 카테콜아민 농도 상승이 스트레스성 심근병증 환자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적인 소견이 아니 라는 점, 스트레스성 심근병증에서는 카테콜아민 유발 심근 병증에서 전형적으로 관찰되는 병리소견인 contraction band necrosis가 관찰되지 않는다는 점 등을 근거로 두 질환의 병인 기전이 완전히 동일하지 않다고 제시하고 있다. 혈관 연축, 내피세포나 미세혈관의 기능 이상, 내분비계나 중추신경계의 스트레스에 대한 과반응 혹은 이상반응 등이 추가적인 기전으 로 제시되고 있다. 또한 스트레스성 심근병증의 주요 유발 요인 중 하나인 심한 감염증이나 패혈증에서의 스트레스성 심근 병증은 ‘패혈증유발 심근병증(septic cardiomyopathy)’으로 분류되기도 하며 스트레스성 심근병증과는 다른 질환 혹은 하위 집단으로 생각된다. 가역적인 좌심실 기능저하를 동반하며 수액 공급에도 잘 반응하지 않는 혈압저하 및 혈중 카테콜아민 상승에 심박출량(cardiac output)이 증가하지 않는 소견을 보인다. 패혈증유발 심근병증은 세포 칼슘 대사의 항상성이 손상되거나 산화인산화 과정의 문제가 병인 기전으로 연구되고 있다. 

 

현재 스트레스성 심근병증에 특화된 치료 방침이 정립되어 있지는 않으며, 기저 질환의 치료와 병행하여 일반적인 급성 심부전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일차 치료이다. 혈압이 안정적 이면서 울혈이 동반된 경우 이뇨제를 투여할 수 있고, 좌심실 기능이 회복될 때까지 심부전에 준하여 베타차단제, 앤지오텐 신전환효소억제제, 앤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를 투여해볼 수 있다.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할 경우에는 심근수축 촉진효과를 가지는 정맥제제를 투여하여 혈압을 유지하거나 대동맥내 풍 선펌프를 삽입하기도 한다. 스트레스성 심근병증의 가장 흔한 합병증은 심부전이며, 보고에 따라 다르지만 약 15-50%의 환자에서 심부전의 증상 및 징후가 관찰된다. 심부전으로 인해 심장성 쇼크(9.3%), 폐 부종(25%)이 발생하며, 치명적 부정맥(4.2%)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승모판 역류, 심낭 삼출, 동적 좌심실 유출로 폐색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첨부 혈전이 형성될 수 있고 이 로 의해 혈전색전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Mitsuma 등의 소규모 보고에 따르면 21명의 스트레스성 심근병증 환자 중 11명(52%)에서 심부전이 가장 흔한 합병증으로 확인되었으며, 3명(14%)의 환자가 급성 경과 중 혈전색전증이 진단되 어 두 번째로 흔한 합병증을 혈전색전증으로 보고하였다. 혈전색전증이 진단된 세 명 중 한 명은 좌심실 내 혈전이 발견되 었고, 나머지 두 명은 다른 심장성 혈전에 의한 뇌졸중이 진단 되었다. 이 때문에 스트레스성 심근병증의 경과 중 항응고 치료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으나 아직까지 이에 대한 진료 지침이 확립되지는 않았다.

 

 

이소령,윤연이 (2015). 신경계 중환자실에서 스트레스성 심근병증의 진단과 치료. J Neurocrit Care 2015;8(1):1-8